3년 6개월 만이다. 한국은행이 지난 16일 기준금리를 2.50%에서 2.75%로 0.25%포인트 올렸다. 지난해 5월 금리를 내린 뒤 14개월 동안 이어지던 동결이 끝나고, 다시 긴축으로 방향을 튼 순간이다. 더 눈에 띄는 건 이 결정이 금융통화위원 7명 전원 찬성으로 나왔다는 점이다. 이견 없이 만장일치로 올렸다는 건, 한 번으로 끝날 인상이 아닐 수 있다는 뜻으로 읽힌다. 실제로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는 8월에 추가로 올릴 가능성까지 열어뒀다.
한국은행이 지금 금리를 올린 이유는 물가 하나로 요약된다. 지난 6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년 전보다 3.2% 올랐다. 두 달 연속 3%대이자, 2년 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한국은행이 목표로 삼는 물가 상승률은 2%인데, 지금은 그보다 1%포인트 넘게 높다. 식료품과 에너지처럼 가격이 자주 출렁이는 품목을 뺀 근원물가마저 2.5%까지 올라왔다는 게 더 신경 쓰이는 부분이다. 특정 품목만 튀는 게 아니라 물가 오름세가 전반적으로 퍼져 있다는 신호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중동 정세 불안으로 국제 유가가 뛰면서 석유류 가격이 24.7%나 급등한 것도 결정에 힘을 보탰다.
돈의 흐름을 보면 이번 인상의 부담은 대출을 많이 낀 쪽으로 몰린다. 한국은행이 국민의힘 박성훈·이종욱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자영업자 대출금리가 0.25%포인트 오르면 전체 자영업자의 연간 이자 부담은 1조8000억원 늘어난다. 대출을 쓰고 있는 자영업자 한 명당 평균 56만원씩 더 내야 한다는 계산이다. 만약 8월에 한 번 더 올라 금리가 총 0.5%포인트 뛰면 전체 부담은 3조6000억원, 1인당 부담은 112만원으로 두 배가 된다. 다만 기준금리가 오른다고 해서 대출금리가 곧바로 같은 폭으로 오르는 건 아니다. 은행들이 대출금리를 정할 때 쓰는 코픽스, 금융채 금리, 은행별 가산금리, 금리 재산정 주기에 따라 반영 시점과 폭이 달라진다.
서울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40대 자영업자 C씨는 지난해 시설 자금 명목으로 1억원을 변동금리로 빌렸다. 금리가 0.25%포인트만 올라도 연간 이자가 25만원 늘어나는데, C씨처럼 대출 규모가 크고 코픽스 재산정 시기가 임박한 경우 체감하는 부담은 이보다 더 클 수 있다. 반대로 예금이나 적금을 넣어둔 사람에게는 이번 인상이 반가운 소식이다. 은행들이 수신 금리를 순차적으로 올리면 예금 이자도 함께 오를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앞으로 확인해야 할 것은 세 가지다. 첫째, 8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추가 인상이 실제로 나오는지다. 2분기 성장세와 7월 물가가 계속 높게 나오면 인상 가능성이 커지고, 반대로 대출 부실이나 내수 위축 우려가 커지면 속도 조절에 들어갈 수 있다. 둘째, 본인이 쓰고 있는 대출이 변동금리인지 고정금리인지, 그리고 다음 금리 재산정 시점이 언제인지 미리 확인해두는 게 좋다. 셋째, 예금 금리 인상이 실제로 반영되는 시점도 함께 살펴봐야 한다. 대출은 빠르게 오르고 예금은 늦게 오르는 경우가 많아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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