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 세금, 이번엔 진짜 걷힐까…내야 할 돈은 얼마나 될까

세 번이나 미뤄졌던 코인 세금이 이번엔 정말 걷힌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지난달 국회에 출석해 “2027년 예정대로 시행하겠다”고 못 박으면서다. 2022년 처음 법이 만들어진 뒤 2023년, 2025년, 2027년으로 세 차례나 미뤄졌던 걸 생각하면 이번에도 또 연기되지 않겠냐는 목소리가 나올 법하지만, 정부 기류는 확실히 달라졌다.

가상자산에 세금을 매기지 않는 나라는 이제 OECD 회원국 중 한국이 거의 유일하다. 미국은 이미 비트코인 현물 ETF가 상장돼 있고, 홍콩도 비슷하다. 정부가 더 이상 미룰 명분이 없다고 판단한 배경이다. 여기에 최근 코인 시세가 예전만 못하다는 점도 한몫했다. 시가총액이 정점이던 2024년 상반기 110조원에서 지금은 60조원 안팎까지 떨어지면서, 투자자들의 반발 여론도 예전보다 잦아든 상태다.

그렇다면 실제로 세금이 어떻게 매겨지는지가 가장 궁금할 것이다. 국세청 기준으로 가상자산을 팔거나 빌려줘서 생긴 소득은 ‘기타소득’으로 분류된다. 1년 동안의 이익과 손실을 모두 합산한 뒤 기본공제 250만원을 빼고, 남은 금액에 20% 소득세와 10% 지방소득세를 더해 총 22%가 붙는다. 다음 해 5월 종합소득세 신고 기간에 직접 신고해야 한다.

여기서 눈여겨봐야 할 부분이 취득가액 의제 규정이다. 2027년 이전에 이미 코인을 사서 갖고 있던 사람이라면, 실제로 산 가격과 2026년 12월 31일 밤 12시 기준 시가 중 더 높은 금액을 취득가액으로 인정해준다. 쉽게 말해 그동안 오른 만큼의 평가이익에는 세금이 붙지 않는다는 뜻이다.

40대 직장인 A씨의 사례를 보면 이해가 쉽다. A씨는 2020년 비트코인을 3000만원어치 사서 지금까지 보유하고 있다. 2026년 말 시가가 8000만원이라면, 취득가액은 실제 매입가 3000만원이 아니라 더 높은 8000만원으로 인정된다. 이후 2027년에 9000만원에 팔았다면 과세 대상 소득은 9000만원에서 8000만원을 뺀 1000만원, 여기서 거래수수료 등 필요경비와 기본공제 250만원을 제외한 금액에만 22%가 부과된다. 만약 취득가액 의제 규정이 없었다면 3000만원과의 차익 6000만원 전체가 과세 대상이 됐을 것이다.

물론 남은 변수도 있다. 가상자산 소득은 손실이 나도 다음 해로 이월해 공제받을 수 없다는 점은 투자자 입장에서 불리한 대목으로 꼽힌다. 국민의힘 일부 의원들은 금융투자소득세가 폐지된 마당에 코인만 세금을 매기는 건 형평성에 어긋난다며 폐지 법안을 발의한 상태이고, 자본시장연구원 쪽에서는 신고 인프라가 아직 부족하다며 네 번째 유예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는다는 의견을 냈다.

결국 지금 코인을 보유한 사람이 해야 할 일은 명확하다. 2026년 12월 31일 시점의 시가를 미리 확인해 두는 것, 그리고 거래소별 매매 내역과 수수료 자료를 정리해 두는 것이다. 해외 거래소를 이용한다고 피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국가 간 자동정보교환제도가 도입되면서 국경을 넘나드는 거래도 국세청이 들여다볼 수 있게 됐다.

법이 다시 미뤄질지, 예정대로 시행될지는 아직 국회 논의를 더 지켜봐야 한다. 다만 한 가지는 분명하다. 지금부터 자신의 취득가액과 거래 기록을 정리해 두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차이는, 2027년이 됐을 때 꽤 크게 벌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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