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정부 부동산 승부수…시장 분위기를 바꿀 수 있을까

다주택자 양도소득세를 다시 깎아준다. 그런데 동시에 초고가 주택 종부세는 올린다. 얼핏 보면 방향이 반대인 두 가지 정책이 한 개편안에 같이 담겼다. 재정경제부가 지난 3일 세제발전심의위원회를 열어 확정·발표한 ‘2026년 세제개편안’ 얘기다.

우선 눈에 띄는 건 다주택자 양도세 완화다. 지난 5월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를 종료한 지 3개월도 지나지 않아, 정부는 세율을 다시 낮추기로 했다. 2027년에는 중과세율을 각각 5%포인트, 10%포인트 낮추고, 2028년에는 10%포인트와 15%포인트를 적용한 뒤 2029년부터 원래 수준으로 돌아간다. 규제를 강하게 걸었다가 3개월 만에 다시 풀어주는 셈이니, 시장에서는 정부가 거래 절벽을 우려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반대로 종합부동산세는 방향이 다르다. 32억원을 초과하는 고가 주택, 비거주 1주택자, 다주택자의 종부세를 단계적으로 인상한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거주하지 않는 주택과 다주택은 기본공제 금액을 축소하는 등 과도한 혜택을 정상화한다”고 밝혔다. 다만 시가 20억원 이하 실거주 1주택자는 종부세가 아예 면제되고, 32억원 이하까지도 세 부담이 소폭 줄어든다. 서울 마포·용산·성동구의 일반 아파트 대부분이 이 구간에 해당해, 실거주자는 이번 개편의 영향을 크게 받지 않을 전망이다.

장기보유특별공제도 손질된다. 이름부터 ‘장기거주소득공제’로 바뀐다. 지금은 보유 연 4%, 거주 연 4%씩 더해 최대 80%까지 공제받지만, 2029년부터는 보유 기간에 대한 공제가 사라지고 거주 기간에만 연 8%, 최대 80%가 적용된다. 실제 거주하지 않고 보유만 한 집주인이 받던 혜택이 줄어드는 구조다. 공제 한도도 현재 무제한에서 2028년 20억원, 2029년부터는 10억원으로 좁아진다.

돈의 흐름으로 보면 이번 개편은 ‘누구에게 걷어서 누구를 지원할 것인가’의 문제다. 정부는 이번 개정안에 따른 세수 효과를 약 3조4430억원 증가로 전망했다. 종부세 조정과 일부 비과세·감면 축소가 세수를 늘리는 요인이고, 근로장려금 확대와 기업 투자 세제지원 확대가 줄이는 요인이다. 여기에 법인세율도 전 구간에 걸쳐 1%포인트씩 인상되는 대신, 가업상속공제 한도는 600억원에서 1000억원으로 크게 늘어난다.

이 개편이 실거래 시장에 실제로 영향을 줄지는 아직 지켜봐야 한다. 양도세를 낮춰 다주택자의 매물 출회를 유도하면서도, 고가·비거주 주택에는 세금을 더 매겨 투기 수요를 누르겠다는 두 갈래 전략이기 때문이다. 두 정책이 서로 상쇄되면 시장 분위기 전환 효과는 생각보다 크지 않을 수 있다.

일정도 확인해둘 필요가 있다. 정부는 오는 4일부터 20일까지 입법예고를 진행한 뒤 차관회의(8월27일)와 국무회의(9월1일)를 거쳐 9월 3일 이전 정기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다. 다주택자라면 양도세 완화 시점을, 고가·비거주 주택 보유자라면 종부세 인상 스케줄을 각각 챙겨봐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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