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한 채 있는데 세금이 또 바뀐다?…정부·여당이 부동산 세제 손보는 이유

같은 집에 살아도 세금이 5억원어치 갈린다. 시가 20억원짜리 아파트에 실제로 살고 있는 사람과, 같은 집을 갖고 있지만 다른 곳에 거주하는 사람의 종합부동산세 기본공제가 14억원과 9억원으로 나뉜다. 지난 3일 재정경제부가 발표한 2026년 세제개편안에 담긴 내용이다.

지금까지 1세대 1주택자의 종부세 기본공제는 거주 여부와 상관없이 12억원으로 동일했다. 집을 갖고만 있으면 실제로 그 집에 사는지는 따지지 않았던 셈이다. 이번 개편안은 이 원칙을 완전히 바꾼다. 실제로 거주하는 1주택자는 기본공제가 14억원으로 올라가고, 같은 1주택자라도 거주하지 않으면 9억원으로 낮아진다. 정부가 이를 ‘거주 중심 과세’로 부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보유가 아니라 실거주 여부를 기준으로 세금을 매기겠다는 방향 전환이다.

이런 변화가 나온 배경은 명확하다. 그동안 다주택자나 투자 목적으로 집을 사둔 사람과, 실제로 그 집에서 살고 있는 실수요자가 똑같은 세금을 냈다는 형평성 문제가 꾸준히 제기돼 왔다. 정부는 이번 개편으로 실거주자의 부담은 낮추고, 집을 보유만 한 채 거주하지 않는 경우와 다주택자에게는 세금을 더 물리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부득이한 사정으로 거주하지 못한 기간은 최장 3년까지 거주기간으로 인정해주는 예외 조항도 함께 마련됐다.

돈의 흐름은 세 갈래로 갈린다. 실거주 1주택자는 세 부담이 줄어드는 쪽으로, 비거주 1주택자와 다주택자는 늘어나는 쪽으로 움직인다. 다주택자의 경우 계산법이 한층 복잡해진다. 기본공제 9억원 가운데 4억원은 그대로 적용되지만, 나머지 5억원은 전체 주택 공시가격에서 거주 중인 집이 차지하는 비중만큼만 인정된다. 예를 들어 공시가격 10억원짜리 주택 두 채를 보유하고 그중 한 채에 거주한다면, 4억원에 5억원의 절반(10억÷20억 비율)을 더한 6억5000만원만 공제받는다. 어느 집에도 거주하지 않으면 이 5억원 자체가 사라진다. 여기에 더해 종부세를 계산할 때 쓰는 공정시장가액비율도 내년부터 60%에서 70%로 오르고, 3주택 이상이거나 조정대상지역 주택을 보유한 경우는 2028년부터 80%까지 높아진다. 공제는 줄고 세율 적용 구간은 늘어나는 이중 부담이 겹치는 구조다.

생활에 미치는 영향을 구체적으로 보면 이렇다. 시가 40억원(공시가 28억원) 아파트에 사는 60세 1주택자를 가정하면, 이 집에 실제로 거주하는지 여부에 따라 2028년에 내야 할 종부세 액수가 크게 달라진다. 기본공제가 14억원으로 오르고 세액공제 한도(800만원)까지 적용받는 거주자와, 9억원 공제만 받는 비거주자 사이의 세금 차이는 수백만원 단위로 벌어질 수 있다. 반대로 시세 20억원 이하 아파트에 실거주하는 1주택자라면, 이번 개편으로 종부세 대상에서 아예 빠지거나 부담이 줄어드는 경우가 많다.

앞으로 이 제도가 곧바로 시행되는 것은 아니다. 종부세 개편은 유예기간을 거쳐 2028년부터, 양도소득세 쪽의 거주 중심 전환(장기보유특별공제 개편 등)은 2029년부터 본격 적용된다. 장기보유특별공제도 보유·거주 각각 연 4%씩(최대 40%) 나눠주던 방식에서, 거주 기간만으로 연 8%(최대 80%)를 채우는 방식으로 바뀐다. 10년 이상 거주한 양도가액 30억원 이하 1주택자는 기본공제가 연 2500만원으로 늘어난다. 다만 이 개편안은 8월 4일부터 20일까지 입법예고를 거쳐 정기국회 심의를 앞두고 있어, 국회 논의 과정에서 세부 수치가 조정될 가능성은 남아 있다.

지금 확인해야 할 것은 두 가지다. 하나는 본인이 보유한 주택에 실제로 거주하고 있는지, 그리고 그 거주 사실을 증빙할 수 있는지다. 전입신고와 실거주 기간이 향후 세금 차이를 가르는 핵심 근거가 되기 때문이다. 다른 하나는 다주택자라면 어느 집에 거주할지에 따라 공제액이 달라지는 만큼, 보유 주택별 공시가격과 거주 비중을 미리 계산해보는 것이다. 시행까지 시간이 남아 있는 만큼, 국회 심의 결과를 지켜보면서 본인 상황에 맞춰 대응 방향을 정리해두는 편이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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