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이 또 멈췄다. 7월 마지막 주, 비트코인은 6만3000달러에서 6만5000달러 사이를 오가며 좀처럼 위로 뚫고 나가지 못하고 있다. 두 달 넘게 같은 구간에서 오르내리기만 반복하는 셈이다.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이러다 다시 6만달러 아래로 떨어지는 것 아니냐”는 불안과 “여기서 조금만 더 오르면 진짜 상승장이 시작된다”는 기대가 동시에 나오고 있다.
이 지루한 줄다리기에는 이유가 있다. 지금 시장이 주목하는 숫자는 딱 두 개다. 비트코인 7만6000달러, 이더리움 2400달러. 이 두 가격을 동시에 넘어서야 올해 하락장의 추세가 진짜로 바뀐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반대로 이 벽을 못 넘으면, 베테랑 트레이더 피터 브랜트가 예고한 대로 9월이나 10월에 올해 최저점인 6만달러 아래를 다시 시험할 수 있다는 경고도 함께 나온다.
돈의 흐름을 보면 왜 이 가격에서 시장이 멈췄는지 이해가 쉬워진다. 비트코인을 가장 많이 보유한 기업 스트래티지(옛 마이크로스트래티지)는 최근 발표한 2분기 실적에서 82억 달러, 한화로 약 11조원의 평가손실을 냈다. 회사 이익이 줄어서가 아니라 회계 기준상 보유한 비트코인 가격이 떨어진 만큼 장부에 손실로 잡히는 구조 때문이다. 이 기업 하나가 시장 전체 심리에 영향을 주는 이유는 간단하다. 비트코인이 오르지 못하면 이런 대형 보유 기업들의 장부가 계속 흔들리고, 그 불안감이 다시 개인 투자자들의 매도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생긴다.
반면 돈이 다시 들어올 조짐도 있다. 예측시장 칼시에서 집계하는 미국 경기침체 가능성은 현재 24%로, 최근 한 달 사이 10%포인트 낮아졌다. 경기가 나빠질 거라는 공포가 줄어들고 있다는 뜻이다. 이런 흐름이 이어지면 그동안 관망하던 기관 자금이 위험자산인 비트코인 쪽으로 다시 움직일 가능성이 있다.
30대 직장인 A씨는 지난해 말 비트코인이 9만 달러를 넘었을 때 여윳돈 500만원을 투자했다. 지금 그 돈은 350만원 남짓으로 줄었다. A씨처럼 고점에서 들어간 투자자들에게 지금의 6만3000달러대는 여전히 손실 구간이다. 그런데도 A씨가 팔지 않고 버티는 이유는 하나다. 7만6000달러라는 숫자만 넘으면 손실 폭을 크게 줄일 수 있는 데다, 시장 전체의 방향이 바뀔 수 있다는 분석을 봤기 때문이다.
앞으로 지켜봐야 할 것은 명확하다. 첫째, 비트코인이 7만5000달러에서 8만 달러 사이 저항선을 뚫는지 여부다. 둘째, 이더리움이 2400달러를 넘는 시점이 비트코인과 같이 오는지, 따로 오는지도 중요하다. 두 자산이 동시에 저항선을 넘으면 추세 전환 신호로 해석될 가능성이 크지만, 하나만 넘고 하나는 못 넘으면 시장은 다시 혼조세로 돌아갈 수 있다. 셋째, 칼시의 경기침체 확률이 계속 낮아지는지도 함께 확인할 필요가 있다. 이 숫자가 더 떨어질수록 위험자산으로 돈이 몰릴 가능성도 커진다.
지금 비트코인을 들고 있거나 매수를 고민하고 있다면, 가격 자체보다 이 세 가지 신호를 먼저 확인하는 것이 순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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