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이 나면 세금을 내는 건 당연하다. 그런데 손해를 본 다음 해에 다시 이익이 나면, 지난해 손실은 사라진 셈 치고 세금을 매긴다면 어떨까. 내년부터 시행되는 가상자산 과세에 이런 구조가 그대로 담겨 있다.
지난 3일 재정경제부가 발표한 2026년 세제개편안에는 가상자산 과세 유예안이 빠졌다. 2022년 소득세법 개정으로 확정됐던 가상자산 과세는 2023년, 2025년, 2027년으로 세 차례나 미뤄졌지만, 이번엔 정부가 더 이상 미루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국회 심의를 거쳐 확정되면 내년 1월 1일부터 시행되고, 첫 신고와 납부는 2028년 5월에 이뤄진다. 연간 250만원을 넘는 가상자산 양도차익에 소득세 20%와 지방소득세 2%를 더해 22%가 부과된다.
문제는 세금을 매기는 방식이다. 가상자산 차익은 기타소득으로 분류되는데, 기타소득은 주식 양도소득과 달리 손실을 다음 해로 넘겨서 상쇄하는 이월공제가 인정되지 않는다. 예를 들어 어떤 투자자가 첫해에 1000만원을 넣었다가 시장이 나빠 600만원까지 줄었다고 해보자. 이 해는 손실만 있으니 세금은 없다. 그런데 다음 해에 시장이 살아나 같은 자산이 950만원이 됐다면, 전년 대비 350만원이 늘어난 것으로 잡혀 250만원을 공제한 나머지 100만원에 대해 세금을 내야 한다. 원금 1000만원 기준으로는 여전히 50만원 손실 상태인데도, 전년 대비 반등분에는 세금이 붙는 구조다.
이 지점에서 돈의 흐름이 갈린다. 국가 입장에서는 신고 시점마다 발생한 이익만 계산하면 되니 과세 행정이 단순해진다. 반면 투자자 입장에서는 변동성이 큰 자산일수록 실제 자산 규모보다 세금이 먼저 빠져나갈 수 있다. 국민의힘은 금융투자소득세가 폐지된 것과 형평성이 맞지 않는다며 가상자산 과세 자체를 전면 폐지하자는 법안을 발의한 상태이고, 이월공제 제외 조항은 정치권과 전문 기관 양쪽에서 문제 제기가 이어지고 있는 대목이다.
생활에 미치는 영향은 신고 시점 판단에서 갈린다. 과세 시행 이전부터 코인을 갖고 있던 사람은 실제 매입 가격과 2026년 12월 31일 시가 가운데 더 높은 금액을 취득가액으로 인정받는다. 2000만원에 산 코인이 올해 말 8000만원이 됐다면, 취득가액은 8000만원으로 잡힌다. 이후 1억원에 팔면 2000만원 차익만 과세 대상이 되는 식이라, 과세 시행 전 오른 부분까지 소급해서 세금을 매기지는 않는다. 다만 코인을 원화로 바꾸지 않고 다른 코인으로 교환만 해도 처분으로 간주돼 과세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점은 주의해야 한다.
앞으로 남은 절차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번 개편안은 8월 4일부터 20일까지 입법예고를 거쳐 8월 27일 차관회의, 9월 1일 국무회의를 통과한 뒤 정기국회에 제출된다. 국회 논의 과정에서 이월공제 허용 여부나 과세 방식이 바뀔 가능성도 남아 있다. 여기에 경제협력개발기구의 가상자산 정보교환체계에 따라 내년부터 일본, 독일, 프랑스 등 48개국의 거래 데이터가 국세청에 공유되면서, 해외 거래소를 이용한 신고 누락도 예전보다 훨씬 쉽게 드러날 전망이다.
지금 확인해야 할 것은 두 가지다. 하나는 본인의 코인 매입 시점과 가격을 정리해두는 일이다. 취득가액 특례가 적용되려면 거래 내역을 스스로 증빙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다른 하나는 연말 기준으로 손익을 정리해보는 습관이다. 이월공제가 없는 구조에서는 한 해 안에 손익을 어떻게 조정하느냐에 따라 세금 부담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월세 내는 청년 세금이 줄어든다…2026 세제개편에서 꼭 볼 변화 – 디지털자산인사이트 | Digital Asset Ins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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