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을 계속 사들이는 것으로 유명했던 Strategy가 이번에는 반대편에 섰다. 지난주 회사는 3,588개의 비트코인을 시장에 팔아 약 2억1,600만 달러의 현금을 확보했다. 세계 최대 기업 비트코인 보유자가 매수자가 아니라 매도자가 된 것이다. 이번 매각이 특히 충격적으로 받아들여진 이유는 Strategy가 그동안 보여준 이미지 때문이다. 공동 창업자이자 회장인 마이클 세일러는 비트코인을 장기 보유 자산으로 강조해왔고, 회사는 가격이 급락할 때도 오히려 더 많은 비트코인을 사들였다.2022년 이 후 비트코인을 팔지 않았던 Strategy는 이제 달라졌다.
회사는 6월 29일부터 7월 5일까지 3,588BTC를 약 2억1,600만 달러에 매각했다. 평균 매도 가격은 1BTC당 약 6만197달러였다. 이 가운데 1,363BTC는 6월 말, 나머지 2,225BTC는 7월 초에 처분됐다. 매각 뒤에도 Strategy는 84만3,775BTC를 보유하고 있다. 현재 가치로 수백억 달러에 이르는 압도적인 규모다.따라서 이번 매 도를 두고 “Strategy가 비트코인을 포기했다”고 해석하는 것은 지나치다.
그렇다면 왜 팔았을까. 회사가 밝힌 가장 직접적인 이유는 현금이었다. Strategy는 매각 대금을 우선주 배당 지급에 사용하고 달러 준비금을 보충했다. 7월 5일 기준 회사의 달러 준비금은 25억5,000만 달러였다. 여기서 한 가지 의문이 생긴다. 25억 달러가 넘는 현금을 가진 회사가 왜 굳이 비트코인을 팔았을까. 이 질문을 이해하려면 Strategy가 지난 몇 년 동안 어떻게 비트코인을 사왔는지 봐야 한다.
Strategy는 소프트웨어 사업에서 번 돈만으로 84만 개가 넘는 비트코인을 산 회사가 아니다. 주식과 전환사채를 발행하고, 이후에는 여러 종류의 우선주를 만들어 투자자로부터 대규모 자금을 조달했다. 자금을 조달한다. 비트코인을 산다. 비트코인 가격이 오르면 회사가 보유한 자산 가치가 커진다. Strategy 주가가 비트코인 보유 가치보다 높은 평가를 받으면 다시 주식을 발행해 자금을 조달한다. 그리고 또 비트코인을 산다. 이 구조는 비트코인 가격이 오르고 Strategy 주식에 높은 프리미엄이 붙을 때 강력하게 작동했다. 회사는 새 주식을 발행해도 시장에서 자금을 끌어올 수 있었고, 그 돈으로 비트코인을 더 사들였다. 보유량이 늘어나면 다시 회사의 비트코인 투자 매력이 커졌다.
그러나 시장 환경이 바뀌면서 이 구조에도 부담이 생겼다. 최근 Strategy의 기업가치는 한때 보유 비트코인 가치 아래로 내려갔다. 회사의 기업가치가 비트코인 보유분보다 낮게 평가되는 상황이 나타난 것이다. 이것은 Strategy에 중요한 변화다. 주가에 높은 프리미엄이 붙어 있을 때는 새 주식을 발행해 비트코인을 사는 전략이 상대적으로 쉬웠다. 하지만 시장이 회사를 보유 비트코인 가치보다 낮게 평가하기 시작하면 같은 방식의 자금조달은 기존 주주에게 더 큰 부담을 줄 수 있다.
Strategy가 만들어낸 우선주 구조도 현금 부담을 키웠다. 회사는 최근 몇 년 동안 여러 종류의 우선주를 발행했다. 투자자는 이 증권을 사는 대신 정기적인 배당을 받는다. 문제는 배당을 비트코인으로 지급할 수 없다는 점이다. 비트코인은 회사 금고에 쌓여 있지만 투자자에게 지급할 배당은 달러가 필요하다. Strategy가 비트코인을 사기 위해 만든 금융 구조가 이제 정기적으로 현금을 요구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번 매각은 바로 그 지점에서 발생했다. 회사는 3,588BTC를 팔아 우선주 배당 지급과 달러 준비금 보충에 사용했다. 비트코인을 더 사기 위해 자금을 조달하던 회사가 이제 금융상품에서 발생하는 현금 의무를 처리하기 위해 비트코인을 현금화한 것이다.
물론 이번 매각만으로 Strategy의 전략이 무너졌다고 볼 수는 없다. 회사가 판 3,588BTC는 전체 보유량의 0.5%에도 미치지 않는다. 매각 후에도 84만 개가 넘는 비트코인을 보유하고 있고, 여전히 세계에서 가장 많은 비트코인을 가진 상장기업이다. 25억5,000만 달러의 달러 준비금도 있다. 회사의 설명대로라면 이번 조치는 비트코인에 대한 장기 전망을 포기한 것이 아니라 재무 구조를 관리하기 위한 자본 운용이다. 실제로 시장은 이번 매도를 반드시 붕괴의 신호로만 받아들이지는 않았다. 비트코인을 절대 건드리지 않는 것보다 필요한 순간 일부를 현금화해 배당과 재무 의무를 관리하는 것이 더 현실적인 선택이라는 시각도 있다.
하지만 이전과 달라진 것은 분명하다. Strategy의 비트코인은 더 이상 손대지 않는 금고 속 자산만이 아니다. 필요하면 팔 수 있는 유동성 자산이 됐다. 이 변화는 지난 6월 이미 시작됐다. Strategy는 앞서 32BTC를 소규모로 매각했다. 2022년 이후 처음 확인된 비트코인 매도였다. 당시에는 전체 보유량과 비교하면 거의 의미가 없는 규모였다. 이번에는 다르다. 한 주 동안 3,588BTC를 팔았다. 금액으로 약 2억1,600만 달러다. 회사 역사상 가장 큰 비트코인 처분이다.
더 중요한 것은 앞으로다. Strategy는 최대 12억5,000만 달러 규모의 비트코인을 현금화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조달된 자금은 우선주 배당, 부채 이자, 자사주 매입, 달러 준비금 관리 등에 사용될 수 있다. 이번 3,588BTC 매도가 마지막이라고 단정할 수 없는 이유다. 여기서 Strategy 모델의 진짜 시험이 시작된다. 비트코인 가격이 다시 상승하고 Strategy 주가에 높은 프리미엄이 붙는다면 기존 방식은 다시 강하게 작동할 수 있다. 주식과 금융상품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고 비트코인을 늘리는 선순환이 돌아올 수 있다.
반대 상황도 가능하다. 비트코인 가격이 장기간 약세를 보이고 Strategy 주가가 계속 낮은 평가를 받는다면 신규 자금조달은 어려워질 수 있다. 반면 우선주 배당과 이자 같은 현금 의무는 사라지지 않는다. 그때 회사는 선택해야 한다. 더 비싼 조건으로 자금을 조달할 것인가. 현금 준비금을 사용할 것인가. 아니면 다시 비트코인을 팔 것인가. 이번 매각이 중요한 이유는 그 선택지 가운데 마지막 문이 실제로 열렸기 때문이다.
또 하나 구분해야 할 것이 있다. Strategy가 2분기에 기록한 83억 달러 규모의 디지털 자산 손실 대부분은 비트코인 가격 하락에 따른 평가손실이다. 실제로 83억 달러어치 비트코인을 팔아 손실을 확정했다는 뜻이 아니다. 하지만 평가손실이 중요하지 않은 것도 아니다. Strategy의 평균 비트코인 매입 가격은 최근 시장 가격보다 높았다. 비트코인 가격이 평균 매입가 아래에 머물면 회사의 자산 가치와 주가, 신규 자금조달 능력 모두 압박을 받을 수 있다.
결국 이번 사건은 단순한 코인 매도 뉴스가 아니다. Strategy가 만든 비트코인 금융 모델이 상승장이 아닌 환경에서도 지속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첫 번째 큰 시험에 가깝다. 그동안 Strategy의 이야기는 단순했다. 돈을 조달하고, 비트코인을 사고, 다시 돈을 조달해 더 많은 비트코인을 샀다.
이번에는 순서가 바뀌었다. 비트코인을 팔아 현금을 만들었다. Strategy는 여전히 84만3,775BTC를 보유한 세계 최대 기업 비트코인 보유자다. 이번 매각 규모만으로 회사의 장기 전략이 끝났다고 말할 수는 없다. 그러나 한 가지는 달라졌다. 시장은 이제 Strategy가 비트코인을 팔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절대 팔지 않는다”는 믿음보다 더 중요한 질문도 생겼다. 다음에는 언제, 그리고 얼마나 더 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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