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자등록만 하면 신용점수가 낮아도 돈을 빌릴 수 있습니다.”
은행에서 대출을 거절당한 사람에게 이런 제안이 들어온다. 배달대행업자로 등록한 뒤 휴대폰 렌탈계약을 체결하면 그 계약서를 담보로 돈을 빌려주겠다는 것이다. 휴대폰은 실제로 받을 필요가 없고, 대출금을 일정 기간 잘 갚으면 렌탈계약도 없애주겠다고 안심시킨다.
급전이 필요한 사람에게는 복잡한 절차 없이 돈을 구할 수 있는 방법처럼 보인다. 하지만 계약서에 서명하는 순간 빌리지도 않은 휴대폰 여러 대의 렌탈료와 고금리 대출을 동시에 떠안을 수 있다. 금융감독원이 최근 소비자경보를 내린 이른바 ‘휴대폰 유령 렌탈’ 수법이다.
금융감독원이 공개한 실제 사례는 충격적이다. 불법사금융업자는 피해자에게 배달대행업 사업자등록을 하도록 한 뒤 시가 1,800만원 상당의 휴대폰 10대를 빌리는 계약을 체결하게 했다. 사업자 명의로는 휴대폰을 여러 대 렌탈할 수 있다는 점을 악용한 것이다.
피해자는 정작 휴대폰을 한 대도 받지 못했다. 그런데 계약서에는 하루 약 4만원의 렌탈료를 부담하는 것으로 기록됐다. 이후 대출업자는 피해자에게 하루 17만원씩 200일 동안 갚으라고 요구했다. 모두 합하면 3,400만원이다. 이를 금리로 환산하면 연 160%에 달한다.
현재 법정 최고이자율은 연 20%다. 정상적인 대부업체라면 이를 초과하는 이자를 받을 수 없다. 불법사금융업자들이 휴대폰 렌탈계약을 끼워 넣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 돈을 빌려주고 받은 이자가 아니라 휴대폰을 빌려준 대가인 렌탈료라고 주장해 대부업법 적용을 피하려는 것이다.
겉으로 보면 렌탈업체와 대출업체가 서로 다른 회사이고 계약서도 따로 작성된다. 그러나 실제로는 두 업체가 한편이 돼 피해자를 끌어들이는 구조다. 렌탈업체는 실물을 건네지 않고 계약서만 만들고, 대출업체는 그 계약을 담보로 돈을 빌려준다. 돈을 갚지 못하면 렌탈채권을 다른 업체에 넘기거나 추심회사를 동원한다.
더 무서운 것은 연체 이후다. 업자는 렌탈료를 내지 않으면 사기죄로 고소하겠다고 압박한다. 휴대폰을 빌린 뒤 처음부터 요금을 낼 의사가 없었던 것처럼 몰아가는 것이다. 피해자는 자신이 사기를 당했다고 생각했는데 오히려 형사고소를 당할 수 있다는 말에 겁을 먹고 가족이나 지인에게 돈을 빌려 상환하게 된다.
이 수법은 일반적인 보이스피싱과도 다르다. 피해자 본인이 사업자등록을 하고 계약서에 직접 서명하기 때문에 나중에 사기임을 입증하기가 더 어렵다. “형식적인 계약일 뿐이다”, “대출금을 갚으면 자동으로 해지된다”는 말은 대부분 전화나 메신저로만 전달된다. 정작 계약서에는 피해자가 휴대폰을 정상적으로 빌린 것처럼 기록된다.
주로 노리는 사람은 금융회사에서 대출받기 어려운 저신용자와 연체자, 실직자, 배달 종사자, 급하게 운영자금이 필요한 영세 자영업자다. 당장 이번 주 카드대금이나 월세를 막아야 하는 사람에게 몇 달 뒤 발생할 렌탈료와 위약금은 멀게 느껴진다. 범죄자들은 바로 그 절박함을 이용한다.
그렇다고 계약서에 서명했다는 이유만으로 업자가 요구하는 3,400만원을 모두 갚아야 한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법정 최고금리를 초과한 이자 약정은 효력이 제한되며, 실질이 연 60%를 넘는 반사회적 불법대부계약으로 인정되면 원금과 이자 모두 무효가 될 수 있도록 피해자 보호도 강화됐다.
다만 휴대폰 렌탈 형식이 섞인 계약은 실제 대출인지 정상적인 렌탈인지부터 따져야 한다. 계약서를 혼자 판단해 무조건 돈을 끊거나 업자와 직접 다투기보다 금융당국과 법률 전문가에게 계약 구조를 보여주는 것이 안전하다. 업자는 정상적인 렌탈계약이었다고 주장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피해를 입었다면 가장 먼저 증거를 보관해야 한다. 대출 광고와 문자메시지, 카카오톡 대화, 통화 녹음, 입출금 내역, 사업자등록 과정, 렌탈계약서와 대출계약서를 모두 확보해야 한다. 휴대폰을 실제로 받지 않았다는 사실을 보여 보여주는 배송기록과 상담 내용도 중요하다.
계약을 취소해주겠다는 말을 믿고 추가 수수료나 보증금을 보내서는 안 된다. 기존 빚을 없애주겠다며 새로운 렌탈계약이나 대출계약을 요구하는 경우도 거절해야 한다. 피해자 명의의 사업자등록과 통신 회선이 다른 범죄에 이용되고 있지 않은지도 확인할 필요가 있다.
오늘 해야 할 일은 계약서와 입금 내역을 한곳에 모으는 것이다. 금융감독원 불법사금융신고센터 1332에 연락하면 신고와 피해 대응 방법을 안내받을 수 있다. 협박이나 강압적인 추심이 시작됐다면 경찰 112에 신고해야 한다. 대한법률구조공단 132를 통해 채무자대리인과 무료 법률지원 가능성도 문의할 수 있다.
이번 주에는 본인 명의로 개설된 사업자등록과 휴대전화 회선, 렌탈계약이 몇 건인지 확인해야 한다. 자신이 받은 돈만 계산해서는 안 된다. 범죄자들이 피해자 모르게 여러 건의 계약을 만들어 놓았을 가능성까지 살펴봐야 한다.
이 사기의 가장 위험한 말은 “휴대폰은 받지 않아도 된다”는 말이다. 실물은 없는데 계약서와 빚만 남는 거래라면 정상적인 대출일 가능성이 없다. 급전이 필요할수록 사업자등록과 여러 대의 휴대폰 계약을 요구하는 업체부터 의심해야 한다. 몇백만원을 빌리려다 3,400만원의 빚과 형사고소 위협까지 떠안을 수 있기 때문이다.
파산 문턱서 돌아온 홈플러스…그런데 내 환불은 정말 안전할까 – 디지털자산인사이트 | Digital Asset Insight
🎧 오늘의 힐링 음악
좋은 정보만큼
잠시 쉬어가는 시간도 소중합니다.
따뜻한 음악과 함께
편안한 시간을 보내세요.
공부, 독서, 작업 그리고 휴식을 위한
음악을 만나보세요.
본 글은 디지털 자산과 금융 시장에 대한
정보 제공 및 교육을 목적으로 작성되었습니다.
투자 권유를 위한 내용이 아닙니다.
© Digital Asset Insight
